故 강수연 추모 행렬…윤석열 당선인 등 정치권도 조화 '애도'

입력 2022-05-08 16:09   수정 2022-05-08 16:10


고(故) 배우 강수연(향년 55세)이 이른 영면에 든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은 조문 첫날 이른 아침부터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낮 12시경 빈소를 찾은 황 장관은 훈장 추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장관은 "지금보다 더 크게 대한민국 영화사에 큰 역할을 하실 분인데 너무 일찍 가신 것이 안타깝다"며 "너무 충격적"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국내 영화계가 또는 후배분들이 강수연의 뒤를 이어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빈소에는 각계에서 보낸 조화가 놓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김부겸 국무총리,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박찬욱 감독, 배우 송강호, 조승우, 김희선, 김혜수, 이성민, 박중훈, 문근영, 안성기, 엄앵란, 전도연, 김보성, 독고영재, 김의성, 이정현, 김건모, 유지태, 한효주, 추자현, 김승우, 김남주, 문성근 등 영화계 동료들이 보낸 조화도 함께 놓였다.

고인과 영화 '씨받이'(1986) 등을 함께한 임권택 감독은 이틀 연속 빈소에 방문했다.

그는 "워낙 영리한 사람이라 영화 촬영 과정에서 그 많은 세월 동안 지장을 주거나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좋은 연기자를 만난 행운 덕에 내 영화가 좀 더 빛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례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현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도 다시 빈소를 찾았다.

배우 문소리, 예지원, 박정자 등 영화계 인사들이 발걸음했다.

봉준호 감독도 "몇 달 전에 뵀는데 너무 실감이 안 난다"며 황망한 마음을 드러냈다.

동료 배우들과 감독, 가수 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인에 대한 비통한 마음을 전했다.

문성근은 "강수연 배우, 대단한 배우, 씩씩하게 일어나기를 기도했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명복을 빌었다.

김규리는 "나중에 저렇게 멋진 선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저희에게 등대 같은 분. 빛이 나는 곳으로 인도해주시던 선배님을 어떻게 보내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며 슬픔을 드러냈다.

이승연은 "언제나 당당하고, 멋지고 아름다웠던 전설의 여배우"라며 영면을 기도했다.

'여인천하'에 함께 했던 안연홍은 "저처럼 새카만 후배도 항상 따뜻하게 챙겨 주셨던 언니, 언니와 카메라 앞에서 연기했던 건 언제나 저의 자랑거리 중 제일 첫 번째였다"고 그리움을 드러냈다.

이상아는 "아역 때부터 활동한 나의 마음을 누구보다 이해해 주려 했던 언니"라고 떠올렸다.

홍석천은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얼마 안 돼서 수연 누나를 알게 된 것 참 행운이었다"며 "'석천아, 누나는 네 그대로가 참 좋다'는 응원이 큰 힘이 됐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 갈 때마다 '오늘 너무 멋지게 입었네, 와줘서 고마워' 하시던 누나의 웃음을 더 이상 못 보게 됐다"며 "전화라도 더 자주 드릴 걸, 맛있는 거 같이 먹자고 나오라고 졸라댈 걸 어려워하지 말 걸. 누나, 이따가 보러 갈게요. 아픈 줄도 모르고 미안해요"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뒤 사흘째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다가 7일 오후 3시경 세상을 떠났다.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4살 때 아역 배우로 데뷔한 후 반세기 넘게 한국 영화와 함께 했다. 1983년 드라마 '고교생 일기'로 스타덤에 올라 하이틴 스타로 거듭났으며 '고래사냥2'(1985),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1987) 등의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며 대종상 첫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임권택 감독의 파격적인 소재의 영화 '씨받이'(1987)를 통해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월드 스타'로 거듭났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수상한 한국 배우는 고인이 최초였다.

이후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89),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안의 블루'(1992) 등 작품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대한민국 영화계에 한 획을 그었다. '대종상영화제',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등을 휩쓸었고 국내외 영화제 여우주연상만 10차례 받았다.

1990년대 중 후반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등 페미니즘적 성격이 강한 작품 통해 한국의 여성상 변화를 표현해 호평받았다.

2001년엔 SBS '여인천하'의 정난정 역으로 화려하게 브라운관에 복귀했고 35%라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2007년엔 MBC '문희'를 선보였다. 2013년 독립영화 '주리' 이후 연기 활동을 줄이는 대신 문화행정가로 활동했다.

강수연은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SF 영화 '정이' 촬영을 마치고 올해 공개를 앞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이'는 고인의 유작이 됐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층 17호에 차려졌다.

오는 11일 예정된 영결식은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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